추억에게 보내는 겨울 편지/하진 나루터 추억에게 보내는 겨울 편지 - 하진 나루터 날씨가 매섭게 춥구나 남한강 하진 나루터도 꽁꽁 얼어붙었다지 그 숱한 사연과 보따리들 실어 나르느라 고단했던 나룻배도 며칠은 쉴 수 있겠구나. 꽃술을 다 날려 버린 송장벌 억새 숲에서 일어오는 모래 바람이 벌겋게 얼굴 부비고 가겠지 추.. ♣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2020.02.22
나무 나 무 나는 당신께 나무이고 싶어요. 당신의 땅 깊숙이 뿌리박고 언제나 당신 곁에서 붙박이로 살고 싶어요. 혹, 거친 비바람 불어 심하게 흔들리고 생채기가 나더라도 당신 위해 환하게 꽃 피우고 당신 위해 튼실한 과실을 여는 나무이고 싶어요. 오직 내 사랑하는 사람만을 바라보며 서.. ♣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2020.02.20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새벽 봄비소리나 강변에 지천으로 널린 돌멩이 같이 작고 하찮은 것과도 동무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산에 가면 나무 냄새, 풀 냄새도 맡을 줄 아는 사람, 혹은 산길모퉁이에서 만나는 무명(無名)의 풀꽃에.. ♣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2020.02.01
그리움 그리움 그립다. 조팝꽃, 쑥부쟁이, 현호색 환한 호숫가 숲길 그립다. 구철초꽃 향기 속으로 아즐 대며 내리던 저녁 빗소리 그립다. 늦은 가을 천국 같은 감빛 노을 바라보던 산언덕 그립다 오래 침묵하며 먼 산 바라보던 미욱한 눈빛 그립다 눈 내리는 겨울 산 내려오며 시린 볼 만져주던 .. ♣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2019.12.25
물굽이 계곡에 가면 물굽이 계곡에 가면 아직 처녀인 물구비 계곡에 가면 알을 깨며 나오는 앳된 멧새들의 숨소리. 청옥빛으로 구르는 청아한 물소리는 탁주빛(濁酒) 귀를 적시고 촌티나는 피라미떼들은 연신 발가락을 간지럼 태운다. 창연한 푸른 숲은 시간의 물때가 낀 선녀탕의 품안에 들고 삐끔 구멍난 .. ♣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2019.11.28
산에 가면 산에 가면 산에 가면 애틋한 그리움이 있다 다 벗은, 눈 내리는 겨울 산의 능선에 서면 적막하고 아득한 그리움이 물결로 이어진다. 하얀 갈대들의 연가가 흐드러지는 가을 산에 오르면 물든 나뭇잎 끝에 그리움이 넘실거린다. . 푸른 숲 무성한 여름 산에 오르면 취하고 싶도록 넉넉한 그.. ♣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2019.11.07
내 그리운 사람에게5 내 그리운 사람에게5 - 눈 내리는 봄산에서 종일토록 봄비가 내려서 산이 다 비에 젖고 있었습니다. 젖은 낙엽을 밟으며 산길을 걷는데 어스름이 찾아왔습니다. 분명 봄인데 성긴 눈발이 분분했습니다. 걸음을 멈추고 바위에 올라가 소나무, 갈참나무, 노간주나무들이 혼재 되어 있는 아.. ♣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2019.10.18
밤 강물 소리 밤 강물 소리 강물소리에 눈을 떠보니 아직도 밤의 중심인데, 안개가 짙게 깔린 강변엔 무엄한 달빛이 기척도 없이 혼자 앉아 놀고 제철을 만난 억새는 소리 내어 떠난 시간들을 부르고 있다. 건너 몇 집 안 되는 작은 강마을에는 어둠과 정적만이 얽혀 들었고 강물이 목청을 더욱 돋울 때.. ♣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2019.10.07
그랬었구나 2 그랬었구나2 살포시 이는 바람에도 하얗게 웃어 주는 강변의 한 무더기 억새꽃만 보아도 당신이 보고 싶었구나 마디마디 눈꽃을 쓰고 있는 겨울 나무만 보아도 핏물처럼 당신이 보고 싶었구나. 그랬었구나. 한 계절이 가고 다른 한 계절이 와서 빛 곱던 나뭇잎들 다졌어도 나는 언제나 당.. ♣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2019.09.23
추억에게 보내는 겨울 편지5 추억에게 보내는 겨울 편지5 - 장릉 아담하고 청정한 호수는 청둥오리 몇 마리 띄우고 솔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수도 없이 물결만 일구고 있겠구나. 잎새까지 다 돌려준 상수리나무들은 맨손으로 바람만 매만지고 있겠구나. 정갈하게 비질해 놓은 길가엔 떡갈나뭇잎들 이따금 손님처럼 .. ♣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2019.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