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161

6월의 바람

6월의 바람 산을 내려와 강을 건너온 6월의 바람이 초록 풀 향기 그윽한 강변 모래톱에 질박한 그리움 한 자락 살포시 풀어 놓는다. 바람이 지나간 강변엔 발자국들이 흐릿해 졌다. 흔들리며, 흐르며 살아온 만큼의 다채로운 문양과 빛깔의 발자국들 진하게 향기롭지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무채색의 발자국에 유독 마음이 간다. 억지로 흔들릴 필요는 없다. 바람의 인연만큼 흔들리고 흘러간 시간의 무게가 자국들의 농담(濃淡)을 가른다. 굽이굽이 돌아 바다로 가는 강물이 선사하는 한줄기 담박한 바람에 귀를 씻는다.

봄 숲에 비

봄 숲에 비 봄 숲에 비 내리면, 아우성이다. 연둣빛 찬란한 아우성이다. 위대한 생명들의 기침(起寢)소리 뜨거운 그 소리 산을 흔든다. 세상을 깨운다. 봄 숲이 깔아 놓은 탱탱한 연녹색의 주단 위로 봄바람 한줄기 살랑 거리며 지나간다. 산 물결도 덩달아 덩실덩실 춤춘다. 키 큰 굴참나무, 키 작은 철쭉나무 나이 어린 풀잎들, 맑은 샘물까지 서로 등 토닥이며 어우러져 오순도순 사는 곳. 봄 숲에서 진실하고 풋풋한 삶의 화음(和音)을 배운다.

겨울 숲에서

겨울 숲에서 겨울 숲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가지들을 본다. 그 찬란한 푸르름과 황홀한 만산홍엽의 깃발들 다 내어주고도 여유롭고 넉넉하게 산까지 품었다. 겨울 숲에서는 질긴 탐욕의 사슬에 묶인 지독하게 가난한 사람도 맑은 영혼의 부자가 된다. 겨울 숲은 언제나 충만하고 푸근한 어깨를 내어 준다. 늠름하고 꿋꿋한 겨울나무 앞에 서면 볼품없는 나도 당당해진다. 겨울 숲의 나무뿌리를 적시며 흘러가는 물은 얼마나 담박하고 맑은가?

해국 앞을 지나며

해국(海菊)앞을 지나며 제주 올레길 4코스를 걷는데. 바람 거칠고 송이눈이 마구 쏟아집니다. 바다는 심하게 요동치고 억새꽃술 난분분(亂紛紛)합니다. 내 온 몸도 속살까지 얼어 흔들리고 걸어 가야할 먼 길 수평선처럼 아득합니다. 길모퉁이 돈나무숲 아래 키 작은, 들국보다 더 질박한 해국들이 토실하게 영글어 알싸한 향기가 바람결에 번져옵니다. 살풋이 감미로운 향기로 인해 잠시나마 마음 포근해져 환하게 웃을 수 있습니다. 나도 이 퍽퍽한 한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모진 칼바람 다 견디고서 누군가를 위해. 순간만이더라도 다부지고 향긋한 해국(海菊)이고 싶습니다. 해국: 겨울 바닷가 에 피는 국화

해국 앞을 지나며

해국(海菊)앞을 지나며 제주 올레길 4코스를 걷는데. 바람 거칠고 송이눈이 마구 쏟아집니다. 바다는 심하게 요동치고 억새꽃술 난분분(亂紛紛)합니다. 내 온 몸도 속살까지 얼어 흔들리고 걸어 가야할 먼 길 수평선처럼 아득합니다. 길모퉁이 돈나무숲 아래 키 작은, 들국보다 더 질박한 해국들이 토실하게 영글어 알싸한 향기가 바람결에 번져옵니다. 살풋이 감미로운 향기로 인해 잠시나마 마음 포근해져 환하게 웃을 수 있습니다. 나도 이 퍽퍽한 한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모진 칼바람 다 견디고서 누군가를 위해. 순간만이더라도 다부지고 향긋한 해국(海菊)이고 싶습니다. 해국: 겨울 바닷가 에 피는 국화

내 그리운 사람에게 8

내그리운 사람에게 - 꽃비 연분홍 꽃비가 흔들리는 호숫가를 걸으며 꽃잎 같은 내 사랑을 생각합니다. 단 한 사람 당신을 생각합니다. 꽃비 속으로 파랗게 올라오는 어린 나뭇잎과 풀잎들이 얼마나 지순하고 이쁜지요. 당신에게 가는 내 사랑도 저렇게 파아랗게 올라와서 환한 연분홍 꽃을 피울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오늘밤엔 첫눈 같은 꽃비를 밟으며 당신에게 걸어가렵니다.(2004/8/22)

내 그리운 사람에게 5

내그리운 사람에게7 - 꽃비 연분홍 꽃비가 흔들리는 호숫가를 걸으며 단아한 꽃잎 같은 내 사랑을 생각합니다. 단 한 사람 당신을 생각합니다. 꽃비 속으로 파랗게 올라오는 어린 나뭇잎과 풀잎들이 얼마나 지순하고 이쁜지요. 당신에게 가는 내 사랑도 저렇게 파아랗게 올라와서 환한 연분홍 꽃을 피울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오늘밤엔 꽃비를 밟으며 당신에게 걸어갈 것입니다.(2004/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