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꽃 피는 마을 감꽃 피는 마을 5월이면 집 주변엔 온통 하얗게 감꽃이 내려앉았다. 숫된 동네 아이들과 감꽃을 실에 꿰어 목에 걸기도 하고 감꽃을 한주먹씩 입에 털어 넣기도 했었다. 유년 시절 감꽃은 좋은 장난감이었고 먹거리가 귀하던 시절 아주 훌륭한 간식거리였다. 싱그럽고 가만한 봄 밤에 주렁주렁 꽃을 매달고 있는 감나무가 은은하게 달빛에 젖은 풍경은 너무도 질박하고 그윽했다. 어린 시절 우리 마을에는 유난히 감나무가 많았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어서 집 둘레에 30여 그루가 있었다. 지금처럼 감나무를 전지하고 잘 가꾸던 시절이 아니어서 그냥 방치하다시피 하며 키웠다. 감나무는 키가 큰 것은 대략 20m나 되고 덩치 또한 엄청나게 커서 감 수확량도 많았다. 가을이면 집안은 감으로 충만했다. 생감, 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