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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아침

내 그리운 사람에게12 -오월의 아침 오월의 아침은 유독 바람이 상큼하고 좋습니다. 거리마다 부푼 바람이 작정한 듯 힘차게 펄럭이고 어디를 가나 싱그러운 수목과 풀꽃들은 물을 뿜어 올리며 초록빛 희망을 쓰고 있습니다. 음색 고운 산비둘기들의 연가도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나도 오월의 바람을 따라 오래 오래 그대와 동행하며 은빛 추억을 쓰고 싶습니다. 정갈한 연서를 쓰고 싶습니다. 내 사랑의 전부인 그대와 함께라면 내 삶은 언제, 어디에서든 설레임과 행복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오늘도 그대를 기다리는 일로 하루를 다 보냈습니다.

겨울 숲에서

겨울 숲에서 겨울 숲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가지들을 본다. 그 찬란한 푸르름과 황홀한 만산홍엽의 깃발들 다 내어주고도 여유롭고 넉넉하게 산까지 품었다. 겨울 숲에서는 질긴 탐욕의 사슬에 묶인 지독하게 가난한 사람도 맑은 영혼의 부자가 된다. 겨울 숲은 언제나 충만하고 푸근한 어깨를 내어 준다. 늠름하고 꿋꿋한 겨울나무 앞에 서면 볼품없는 나도 당당해진다. 겨울 숲의 나무뿌리를 적시며 흘러가는 물은 얼마나 담박하고 맑은가?

그 여자네집

그 여자네 집 - 김용택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 해가 저무는 날 먼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웠던 집 어디 갔다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 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 속에 깜박깜박 살아 있는 집 그 불빛 아래 앉아 수를 놓으며 앉아 있을 그 여자의 까만 머릿결과 어깨를 생각만 해도 손길이 따뜻해져오는 집 살구꽃이 피는 집 봄이면 살구꽃이 하얗게 피었다가 꽃잎이 하얗게 담 너머까지 날리는 집 살구꽃 떨어지는 살구나무 아래로 물을 길어오는 그 여자 물동이 속에 꽃잎이 떨어지면 꽃잎이 일으킨 물결처럼 가 닿고 싶은 집 샛노란 은행잎이 지고 나면 그 여자 아버지와 그 여자 큰오빠가 지붕에 올라가 하루 종일 노랗게 지붕을 이는 집 노란 초가집 어쩌다..

인연의 사다리

인연의 사다리 얼마전 우연히 인터넷에서 홍ㅇㅇ씨 운영하는 H유튜브를 보게 되었다. 농촌 풍경이나 생활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리는 컨텐츠였다. 시골의 아름다운 풍경과 산, 강, 호수 등의 자연과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평화롭과 마음 푸근한 일상을 영상에 담아 올렸다. 옛 어릴적 고향 생각도 나고 아직도 아름다운 자연을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해 지는 것 것 같았다. 도심의 콘크리트 장벽 속에 갖혀 살아가는 대다수 도시민들에게 맑은 감성을 일깨워 주기에 충분한 것 같다. 고마음 마음으로 영상 여러편을 시청했다. 영상을 오리는 분이 살고 계신 경남 지역을 주로 소개하고 있다. 고급스럽고 정돈된 모습보다는 농촌, 산촌의 모습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 주면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 영상물에..

새 소리 바람 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숲속에서의 아침은 언제나 새소리가 열어 준다. 맑고 가는 휘바람새 소리다. 사실 휘파람새 소리 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어떤 스님이 봄부터 여름 아침에 여린 새소리는 휘바람새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 짐작할 뿐이다. 소리가 크지도 않지만 맑아서 멀리까지 울림을 준다. 산막을 지은지도 10년이 넘었다. 젊은 시절부터 나는 산골 생활을 꿈꿔왔다.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에 온지도 꾀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내가 이곳에 처음 올 때만 해도 주변은 온통 숲이 빼곡이 들어찬 산이 었다. 하루 종일 있어도 사람 소리는 들을 수 없는 곳이었다. 나와 소통 대상은 새소리와 바람소리 뿐이었다. 한가롭고 다소 적적한 면이 없지 안았다. 그래도 내가 소망하는 가장 이상적인 장소여서 늘 기쁘고 생기 충만한 생활이었..

해국 앞을 지나며

해국(海菊)앞을 지나며 제주 올레길 4코스를 걷는데. 바람 거칠고 송이눈이 마구 쏟아집니다. 바다는 심하게 요동치고 억새꽃술 난분분(亂紛紛)합니다. 내 온 몸도 속살까지 얼어 흔들리고 걸어 가야할 먼 길 수평선처럼 아득합니다. 길모퉁이 돈나무숲 아래 키 작은, 들국보다 더 질박한 해국들이 토실하게 영글어 알싸한 향기가 바람결에 번져옵니다. 살풋이 감미로운 향기로 인해 잠시나마 마음 포근해져 환하게 웃을 수 있습니다. 나도 이 퍽퍽한 한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모진 칼바람 다 견디고서 누군가를 위해. 순간만이더라도 다부지고 향긋한 해국(海菊)이고 싶습니다. 해국: 겨울 바닷가 에 피는 국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