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한국대표시인이 추천한 애송시100편 100

문의 마을에 가서 /고은

문의 마을에 가서 고은 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닿은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 길이 적막하기를 바란다. 마른 소리로 한 번씩 귀를 닫고 길들은 저마다 추운 쪽으로 뻗는구나. 그러나 삶은 길에서 돌아가 잠든 마을에 재를 날리고 문득 팔짱..

혼자 가는 먼 집 /허수경

혼자 가는 먼 집 허수경 당신...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슬픔이 문을 여는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의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갈래 그리고 합참 저 개..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