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최근 발표 작품

북한산 봄바람/국보문학, 2020, 3월호

산마을 풍경 2020. 2. 26. 11:15

북한산 봄바람

 

 

 

 

 

단숨에 올라온 노적사 앞에서

참아온 긴 숨을 몰아 내쉰다

 

고개를 들어보니 성미 급한

산수유나무는 잘잘한 노오란

꽃망울을 터뜨리기 분주하고

계곡 가 버들강아지는

통통하게 살이 붙었다

 

바위에 걸터앉아 한숨 돌리려니

청량한 물소리 금새 귀를

가득 메우고 이따금

바람이 얼굴 가득 스쳐 지나가지만

차갑지 않고 싫지 않다

 

대동문을 돌아 중흥사터 앞에 섰을 땐

두 주머니가 불룩하였다

손을 넣어 살며시 만져보니

모두 삽상한 봄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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