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마침 오늘은 어버이 날입니다
7년 전 엊그제 전화를 드렸더니
언제 내려 올 거냐고 하시기에
몇 일 후에 가 뵙겠다고 했지요
어머닌
언제 올 거냐고
또 다그쳐 물으셨습니다
새 밭 고추밭에
고추 모를 내셨다지요
이제 키는 삼척만 하시고
여태 허리 한번 제대로
드러내 놓지 못하신 어머니가
아직도 저녁 늦게까지 들일을 하심에
너무도 마음이 아렸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또
그 밭일을 하시고는
지친 몸으로 어둔 산길을 비척이며
집으로 돌아오시다 쓰러지셨다지요
그맘때처럼
지금 산에는
신록이 너무도 싱그럽고
들에는 들꽃과 아카시아
향기로 코가 시립니다
싱그런 들풀만 보아도,
어둑어둑 저녁만 되어도
제 양어깨엔 애끈한 슬픔이
소리 없이 내려앉습니다
어머니
오늘은 온통 당신 생각뿐입니다.
'♣ 산마을 詩情 산책 > 미발표 신작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으로 가는 선운사 (0) | 2019.02.21 |
---|---|
겨울 들길에서 (0) | 2019.02.06 |
5월을 보내며 (0) | 2018.12.14 |
눈 내리는 마을 (0) | 2018.12.05 |
장마 끝나고 (0) | 2018.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