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5월을 보내며

산마을 풍경 2018. 12. 14. 09:54

5월을 보내며

 

 

 

 

 

 

무성한 들풀들,

쌉살한 아카시아 향기에 기대서면

또 5월이 갑니다

밭일을 마치시고 휘적 휘적

산길 걸어 집으로 올 때

굽은 허리위로 차곡이 어둠이

내려 쌓이고

소쩍새 소리 목이 메었지요

산모퉁이 돌아

허리 한번 펴시며

자식들 객지로 떠나간

신작로 바라보던

그 둔덕엔 지금도

개망초대, 산나리꽃

그득 피었습니다

5월이 가는 오늘

무심한 풀 바람을 등지고

이젠 낯설어진 산길에 서서

산나리꽃 한 다발 꺾어

내밀던 당신의

그 묵밭처럼 거칠었던 손을

한참이나 더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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