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일암에서
창창한 남해의 끝자락
수평선은 홀로 뒤척이고
툭, 툭, 투-욱...
단애(斷崖)에 걸린 동백들은
벌겋게 옷섶에 불을 놓는다.
풍경(風磬)도 잠이든
겨울 오후의 관음전
선승이 다 버리고 간 자리엔
무념(無念)의 시공(時空)과
무채색 적멸(寂滅)의 향기!
거북(龜)등을 쓸어오는 천년의 바람
수척한 겨울숲에선 고사목(枯死木) 넘어지는 소리
타박 타박 산문(山門)을 나서는
젊은 시인의 가슴엔
그저 한 주먹 말간 적막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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