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향일암에서

산마을 풍경 2020. 5. 29. 22:35

향일암에서

 

 

 

창창한 남해의 끝자락

수평선은 홀로 뒤척이고

, , -...

단애(斷崖)에 걸린 동백들은

벌겋게 옷섶에 불을 놓는다.

풍경(風磬)도 잠이든

겨울 오후의 관음전

선승이 다 버리고 간 자리엔

무념(無念)의 시공(時空)

무채색 적멸(寂滅)의 향기!

거북()등을 쓸어오는 천년의 바람

수척한 겨울숲에선 고사목(枯死木) 넘어지는 소리

타박 타박 산문(山門)을 나서는

젊은 시인의 가슴엔

그저 한 주먹 말간 적막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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