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 살고 지고
- 소요산
공주봉, 나한대, 의상대, 백운대
고만 고만한 놈들이 키 재기를 하며
오순 도순 모여
세월을 기다리며 욕심 없이 사는 곳
중백운대에서 바라보면 산 호수 속으로
풍덩 몸 던져 푹 안기고 싶은 곳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보아도
내 가슴 속의 오래 묵은 그리움마저도
내려 두고 갈 수 있는 곳
내가 이땅에서 숨쉬는 날까지
핏물보다도 더 사랑할 사람과의 여적이
화석처럼 박혀있는 곳
그 화석들을 키우며
천년을 머물고 싶은 곳
그 곳에서 살고 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