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게 보내는 겨울 편지
- 하진 나루터
날씨가 매섭게 춥구나
남한강 하진 나루터도
꽁꽁 얼어붙었다지
그 숱한 사연과
보따리들 실어 나르느라
고단했던 나룻배도
며칠은 쉴 수 있겠구나.
꽃술을 다 날려 버린
송장벌 억새 숲에서
일어오는 모래 바람이
벌겋게 얼굴 부비고 가겠지
추억!
너는 아직도 얼음 가득한
눈 덮인 강가에서
오지 않은 사람들 지루르며
서성이고 있겠지
5일장(場)을 보고 해넘어질까
부랴 부랴 달려가면
사공과 나룻배 이미 저만치 떠나갔을 때
참으로 아득하던 곳,
내 유년의 실밥 같은 추억이
오래 오래 강물로 흐르는 곳.
거기 가고 싶다
너를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
(2009.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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