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추억에게 보내는 겨울 편지/하진 나루터

산마을 풍경 2020. 2. 22. 23:44

추억에게 보내는 겨울 편지

- 하진 나루터

 

 

 

날씨가 매섭게 춥구나

남한강 하진 나루터도

꽁꽁 얼어붙었다지

그 숱한 사연과

보따리들 실어 나르느라

고단했던 나룻배도

며칠은 쉴 수 있겠구나.

꽃술을 다 날려 버린

송장벌 억새 숲에서

일어오는 모래 바람이

벌겋게 얼굴 부비고 가겠지

 

추억!

너는 아직도 얼음 가득한

눈 덮인 강가에서

오지 않은 사람들 지루르며

서성이고 있겠지

 

5일장(場)을 보고 해넘어질까

부랴 부랴 달려가면

사공과 나룻배 이미 저만치 떠나갔을 때

참으로 아득하던 곳,

내 유년의 실밥 같은 추억이

오래 오래 강물로 흐르는 곳.

 

거기 가고 싶다

 

너를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

(2009.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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