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강 연가(戀歌) 2
강변 모래밭에
무성하던 풀꽃들이 다 졌어도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처럼
강물은 저리 잘도 흘러갑니다
여름밤 어둔 강변 하늘의
초롱한 별빛 속에는
아련히 동화(童話)가 이어지고
더욱 선명해 지는 풀벌레 소리와 함께
여름밤이 깊었습니다.
이 어둔 강가에서도
당신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은
오래된 제 일상이나 다름 아니지만
내가 참말로 신기해하는 것은
지금 여기에 와서 당신의 얼굴을 떠올려도
하나 낯설지 않고 되려
반가워 달려 나가려 한다는 것입니다
어둠이 다 내려앉은 강가의 밤.
당신의 소담스런 입술로 번져가던
엷은 복사꽃 미소를 떠올리면
내 가슴 구석구석이
새벽 강물소리처럼 맑아지고
파랗게 보리가 피어납니다.
<문학의 봄, 2017,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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