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수필을 쓸것인가- 곽흥렬 수필을 쉽게 여기는 사람들은, 그저 단순히 자신이 체험한 것을 꾸밈없이 풀어만 놓으면 그대로 수필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참으로 수필을 욕보이는 짓이 아닐 수 없다. 수필을 체험과 사색의 글이라고 했지 체험의 글이라고는 하지 않았지 않은가. 체험만 있고 사색이 결여된 글은 엄밀하게 따져서 잡문이지 수필은 되지 못한다. 깊이 있는 사색이야말로, 수필과 잡문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이다. 세상에 나와 있는 수필작품들을 크게 둘로 나누어 본다면, 대체로 체험수필과 사물수필로 분류할 수 있겠다. 체험수필은 보다 서사적이고 사물수필은 보다 사색적이다. 그러니 어느 쪽을 낫게 보느냐 하는 것은 각자의 기호나 취향에 관한 문제이다. 다만 체험수필이 사물수필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