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밥
함민복
시(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 산마을 詩情 산책 > 한국대표시인이 추천한 애송시100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0) | 2017.01.27 |
---|---|
박꽃 /신대철 (0) | 2017.01.27 |
우리 오빠와 화로 /임화 (0) | 2017.01.27 |
어떤 적막 /정현종 (0) | 2017.01.27 |
소 /김기택 (0) | 2017.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