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한국대표시인이 추천한 애송시100편

그리스도 폴의 강(江) 1 /구상

산마을 풍경 2017. 1. 15. 10:58

그리스도 폴의 강(江) 1

 

 

                 구상 

아침 강에

안개가

자욱 끼어 있다.

피안(彼岸)을 저어 가듯

태백(太白)의 허공속을

나룻배가 간다.

기슭, 백양목(白楊木) 가지에

까치가 한 마리

요란을 떨면 날은다.

물밑의 모래가

여인네의 속살처럼

맑아 온다.

잔 고기떼들이

생래(生來)의 즐거움으로

노닌다.

황금(黃金의) 햇발이 부서지며

꿈결의 꽃다발을 이룬다.

나도 그 속에선

밥 먹느 짐승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