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겨울 숲에서

산마을 풍경 2024. 2. 2. 23:44

겨울 숲에서

 

 

 

 

 

겨울 숲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가지들을 본다.

그 찬란한 푸르름과

황홀한 만산홍엽의 깃발들

다 내어주고도

여유롭고 넉넉하게 산까지 품었다.

 

겨울 숲에서는

질긴 탐욕의 사슬에 묶인

지독하게 가난한 사람도

맑은 영혼의 부자가 된다.

겨울 숲은 언제나 충만하고

푸근한 어깨를 내어 준다.

늠름하고 꿋꿋한

겨울나무 앞에 서면

볼품없는 나도 당당해진다.

겨울 숲의 나무뿌리를 적시며

흘러가는 물은

얼마나 담박하고 맑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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