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 무렵외 1편
6월 중순 저물 무렵 강가.
결 고운 노을 뿌리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간간이 불어오는
산바람 동무 삼아
홀로 앉아 있어도 그저 좋은데
어둑한 강물 속에 비친 얼굴 보니
당신이 보고 싶고
그리로 가고 싶어요.
이 시간 이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데
당신 생각이 나서
제 마음 또 하얗게 침전됩니다.
저 강물 위로 어둠이 가득 차면
당신 생각 싹 지워질 것 같아
오래 오래 강물만 바라봅니다.
생각만 해도 너무나 좋은 당신
오늘도 당신을 생각하며
하루해를 접었습니다.
밤바다에서
밤바다에 섰습니다.
밤바다는 마당 가득 어둠을 널어놓고
침묵 속에서 뒤척이기만 하네요.
여기쯤에다 치열했던
내 삶에 무게 내려놓고
질긴 집착의 오랏줄도 풀어놓고
혼자이고 싶어 뚝딱 떠나 왔건만
자꾸만 파도를 앞질러오는
당신 때문에 나는
끝내 혼자이길 포기했습니다.
이 순간도 혼자이지 못하게 하는 당신이
한없이 밉지만 당신으로 인해
차가운 밤바람에 싸늘하게 식은 가슴
덥힐 수 있어 감사합니다.
오시기만 한다면
오실 수만 있다면
저기 어두운 밤바다에
하얀 촛불 밝혀
낡은 목선이라도 띄워두겠습니다.
여태 파도는 뒤척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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