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최근 발표 작품

저물 무렵외 1편/글의 세계.2018.겨울호

산마을 풍경 2019. 2. 4. 11:51

저물 무렵외 1편

 

6월 중순 저물 무렵 강가.

결 고운 노을 뿌리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간간이 불어오는

산바람 동무 삼아

홀로 앉아 있어도 그저 좋은데

어둑한 강물 속에 비친 얼굴 보니

당신이 보고 싶고

그리로 가고 싶어요.

이 시간 이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데

당신 생각이 나서

제 마음 또 하얗게 침전됩니다.

저 강물 위로 어둠이 가득 차면

당신 생각 싹 지워질 것 같아

오래 오래 강물만 바라봅니다.

생각만 해도 너무나 좋은 당신

오늘도 당신을 생각하며

하루해를 접었습니다.

 

 

 

 

 

밤바다에서

 

밤바다에 섰습니다.

밤바다는 마당 가득 어둠을 널어놓고

침묵 속에서 뒤척이기만 하네요.

여기쯤에다 치열했던

내 삶에 무게 내려놓고

질긴 집착의 오랏줄도 풀어놓고

혼자이고 싶어 뚝딱 떠나 왔건만

자꾸만 파도를 앞질러오는

당신 때문에 나는

끝내 혼자이길 포기했습니다.

이 순간도 혼자이지 못하게 하는 당신이

한없이 밉지만 당신으로 인해

차가운 밤바람에 싸늘하게 식은 가슴

덥힐 수 있어 감사합니다.

오시기만 한다면

오실 수만 있다면

저기 어두운 밤바다에

하얀 촛불 밝혀

낡은 목선이라도 띄워두겠습니다.

여태 파도는 뒤척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