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최근 발표 작품

봄 숲에 비 내리면/산림문학. 2019. 봄호>

산마을 풍경 2019. 3. 21. 11:43

 

 

 

 

봄 숲에 비 내리면

 

 

 

봄 숲에 비 내리면,

아우성이다.

연둣빛 찬란한 아우성이다.

위대한 생명들의

기침(起寢)소리

뜨거운 그 소리

산을 흔든다.

세상을 깨운다.

봄 숲이 깔아 놓은

탱탱한 연녹색의 주단 위로

살랑 거리며 바람 한줄기 지나간다.

산 물결도 덩달아 덩실덩실 춤춘다.

키 큰 굴참나무, 키 작은 철쭉나무

어린 풀잎들, 맑은 샘물까지

서로 등 토닥이며 어우러져

오순도순 사는 곳.

봄 숲에서

진실하고 풋풋한

삶의 화음(和音)을 배운다.

<산림문학, 2019,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