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한국대표시인이 추천한 애송시100편

절벽 /이상

산마을 풍경 2017. 2. 5. 12:33

절벽

 

 

 

 

  / 이상 李箱 - 1936

꽃이보이지않는다. 꽃이향기롭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거기묘혈을판다.

묘혈도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속에나는들어앉는다.

나는눕는다. 또꽃이향기롭다. 꽃은보이지않는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잊어버리고재차거기묘혈을판다.

묘혈은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로나는꽃을깜빡잊어버리고들어간다.

나는정말눕는다. 아아. 꽃이또향기롭다. 보이지않는꽃이―보이지도않는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