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콩과 식물인 고삼은 잎 모양이 회화나무와 비슷해 수괴·야괴·지괴라는 이름으로도 부른다. 민간에서는 ‘너삼’ 또는 ‘도둑놈의 지팡이’라고도 하는데, 도둑놈의 지팡이는 뿌리의 생김새가 굵고 길면서 흉측하게 구부러져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간혹 ‘단너삼’과 혼동하는 이들도 더러 있는데 단너삼은 잔대를 말한다.
고삼은 민간 보약으로 널리 쓰인 오삼(五蔘, 인삼·단삼·고삼·현삼·사삼) 가운데 하나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삼과 같은 효과가 있지만 맛이 매우 쓰다. 그래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선 복불복 게임에서 졌을 때 벌칙의 하나로 고삼 끓인 물(고삼차)을 먹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 맛이 얼마나 쓴지 <동의보감>에는 “입에 들어가면 바로 토하니 위가 약한 사람은 조심해서 써야 한다”고 했다.
약재로 사용할 때는 늦가을에서 초겨울에 캔 뿌리를 깨끗이 씻어 말려서 사용한다. 고삼의 효능을 살펴보면 이질·대하·건위·신경통·피부가려움증 등에 도움이 된다.
고삼 전체에는 알칼로이드가 함유돼 있으며 주요 성분은 천연 유기화합물인 마트린이다. 그 외에도 소포라놀·플라보노이드·쿠라리놀 등의 성분이 발한과 발산 작용이 있어 해열·진통·소염에 좋다. 또한 습진이나 피부 화농증·아토피·피부가려움증에는 쪽이나 판람근·황금·황백·황련에 천일염을 듬뿍 넣어 함께 달여 목욕을 하거나 피부에 바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화장품에도 고삼 추출물을 사용하는데 여드름과 미백·수렴·혈액순환 촉진에 이용한다. 고삼 달인 물로 세안을 하거나 곱게 가루를 낸 뒤 꿀에 개어 얼굴에 바르면 맑고 투명해지며 탱글탱글한 피부 유지에 도움을 준다. 때문에 피부 노화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농업계에선 유기농 살충제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주성분인 마트린의 강한 작용 때문에 고삼을 과다 복용하면 대뇌 마비를 일으키고 점차 중추를 흥분시켜 강한 경련과 운동신경 말초를 마비시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불쾌감이나 설사·복통·구역질과 구토 등을 유발할 수도 있으니 반드시 적정하게 쓰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