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지의 속열매 껍질은 연한 세포로 되어 있고 겉껍질 아래에는 섬유층과 샘관이 있는데, 샘관은 향이 좋은 정유를 함유하고 있다. 당귀와 천궁에서도 맡을 수 있는 같은 향이다. 덕분에 약초향주머니로 만들어 방향제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백지에 들어 있는 주요 성분으로는 정유와 사포닌, 플라보노이드, 피라노쿠마린, 푸로쿠마린을 들 수 있다. 꽃대가 나오지 않았을 때 뿌리를 캐어 뇌두를 자른 뒤 겉껍질을 긁어내고 말려서 약재로 사용한다.
백지는 온갖 부인병의 통경약으로 쓰이며, 자궁출혈이나 월경통·치통·신경통·어지럼증·두통·류머티즘·산후풍·냉증 등 여러 통증과 피부를 곱게 하는 미용제로 고루 쓰인다. 또 피를 잘 돌게 하며 고름을 삭혀 새살이 빨리 살아나게 하는 효과도 함께 작용한다.
백지를 달여 먹으면 근육 경련을 빨리 완화시키는데, 이는 푸로쿠마린의 성분에 제법 센 진경작용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또한 안겔리코톡신 성분은 혈압을 높이고 맥박을 느리게 하며 호흡을 흥분시키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신경통·요통·욕창·유선암에는 백지를 하루 6~12g 달여 꾸준하게 음용한다. 하혈을 하거나 음식을 먹지 못하고 몸이 자꾸 마르며 식은땀을 흘릴 때에는 백지에 말린 생강과 작약·제피·3월 쑥을 달여 먹으면 좋다. 아이들이 코피를 자주 흘릴 때에는 백지와 측백나무 가지·연근을 넣어 달인 후 꿀을 섞어 먹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치통이나 치근막염·치주염에는 백지·자귀나무 껍질·방풍·개나리 열매·방아잎·삼릉·소루쟁이 뿌리를 함께 넣고 달여 마시며, 입에 넣고 헹구어 낸다.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거나 머리와 얼굴에 땀이 흥건할 때에는 생백지를 잘게 썰어 무즙에 담갔다가 햇볕에 바짝 말린 뒤 꿀에 재어 넣고 형개 달인 물에 타서 마시면 좋다.
이 밖에 유행성감기를 치료하는 데 효능이 있고, 얼굴에 바르면 여드름·기미·주근깨 등 잡티를 없애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