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시인이 쓰는 산문

꽃씨를 뿌리며

산마을 풍경 2022. 8. 11. 10:59

꽃씨를 뿌리며

 

 

 

 

요즘 인터넷에는 여러 가지 특성을 가진 다양한 카페들이 개설 되어 있다. 나도 몇군데 가입해서 함께 활동을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카페는 꽃과 약용식물 관련된 카페이다. 여러 가지 꽃과 식물의 기르기법과 번식법 등을 소상하게 알려준다.

 

누구에게 선물을 받는 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꽃씨를 선물 받는 다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꽃씨 만큼 아름다운 선물이 있을까? 한번 심으면 오래 꽃을 감상하며 즐겁게 생활할 수 있다. 다년생인 경우는 매년 심지 않아도 아름다룸을 선사한다. 작년에 는 해바라기 씨앗을 나눔 받아 심었더니 대궁도 실하고 꽃송이가 엄청 컷다. 그래서 올해는 나도 나눔을 할 수 있었다. 수십명에게 해바라기 씨와 호박씨 나누어 주었더니 무척 좋아한다. 꽃씨를 받는 즐거움도 크지만 꽃씨를 나누어 주는 마음도 흐뭇하고 좋다. 몇해 전에도 여러 가지 씨앗을 선물 받은 적이 있다. 도라지씨, 과꽃씨 대파시 등등을 나눔해 주신 분이이 있어 참으로 고마웠다. 작은 봉투에 꽃씨를 정성껏 담고 주소를 쓰고 우편번호를 쓰는 일이 참으로 즐겁다. 꽃씨는 부피가 작아서 우편 봉투로도 보냄이 가능하다. 내가 꽃씨를 받아들고 즐거워 했던 것처럼 다른이들도 반가워 할 것이다. 활짝핀 꽃을 선물하는 것도 좋지만 꽃씨를 받으면 직접 심는 즐거움과 자라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덤으로 따라 온다. 주는 이의 정성스런 마음을 생각하며 소중히 여기며 기르게 된다.

올 봄에도 여러 가지 꽃씨를 심었다. 다알리아, 분꽃, 과꽃, 봉숭아가 잘 싹을 틔웠다. 올해도 여러 가지 꽃을 감상할 생각을 하니 가슴 설렌다. 요즘 새로 나온 봉숭아는 장미꽃을 닮은 것도 있다. 꽃송이가 무척 복스럽다. 어릴 적 누이들이 봉숭아꽃을 따서 손톱에 물들일 때 나도 따라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꽃을 찧어서 손톱에 붙이고 비닐로 감고 하룻밤을 자고 나면 손톱이 붉게 불이 들었다.

 

지난 3월에는 카페에서 구절초꽃 묘종을 저렴하게 판다고 해서 나는 1만원 어치만 보내 달라고 했다. 택배비 포함하여 15,000원을 송금하였더니 전화를 하셔서 돈을 너무 많이 보냈다고 하셨다. 보내 주시는 분은 택배비 정도 받고 나눔할 요량이었다는 것이다. 구절초 두덩이를 보내 주신다고 하더니 택배 상자를 열어 보니 보니 구절초외에도 안개꽃을 포함하여 무두 5종류나 들어 있었다.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뿌리는 비닐에 담고 잎과 줄기 부분은 심문지로 싸서 보냈다.

모두 금방 뽑은 것처럼 싱싱했다. 보낸 분의 정성이 소롯이 느껴졌다. 3주전에는 꽃씨를 뿌리고 오늘은 화단에 꽃 모종을 심었다. 상쾌하고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벌써 산야는 연두빛으로 곱게 물들어 간다. 여리고 순한 연록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맘때가 모든 식물은 가장 생동감 넘치고 발랄하다. 오늘 심은 꽃 모종들도 금세 자라서 환하게 꽃을 피울 것이다. 너른한 꽃밭을 생각하는 것도 즐겁고 행복하지만 꽃씨를 나눔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넉넉해 지는 것이다.

작은 몇알의 꽃씨가 사람들의 마음을 붙잡고 마냥 설레게 하며 또 넉넉하게 만든다.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또 있을까? 아름다운 꽃씨 나눔의 릴레이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20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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