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내가 사랑하는 詩

왕십리

산마을 풍경 2020. 11. 27. 18:02

왕십리

 

                        김소월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 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往十里)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랴거던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 다고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이 젖어서 늘어졌다네.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山)마루에 걸려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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