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
김소월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 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往十里)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랴거던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 다고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이 젖어서 늘어졌다네.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山)마루에 걸려서 운다.
'♣ 산마을 詩情 산책 > 내가 사랑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벽 편지 (0) | 2020.12.28 |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0) | 2020.12.01 |
11월의 시 (0) | 2020.11.21 |
가을 기도 (0) | 2020.11.18 |
개여울/김소월 (0) | 2020.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