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내가 사랑하는 詩

허공장경

산마을 풍경 2020. 10. 22. 20:44

虛空藏經 /김사인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학교를 중퇴한 뒤
권투선수가 되고 싶었으나...
공사판 막일꾼이 되었다.
결혼을 하자 더욱 어려워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었다.
떨어 먹고 도로 서울로 와
다시 공사판.
급성신부전이라 했다.
삼남매 장학적금을 해약하고
두 달 밀린 외상 쌀값 뒤로
무허가 철거장이 날아왔다.
산으로 가 목을 맸다.
내려앉을 땅은 없어
재 한 줌으로 다시 허공에 뿌려졌다.
나이 마흔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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