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김현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깍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寶石)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 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 산마을 詩情 산책 > 아름다운연(戀 愛)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개적인 사랑 (0) | 2019.02.27 |
---|---|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0) | 2019.02.01 |
들길을 걸으며/나태주 (0) | 2019.01.18 |
너에게/최승자 (0) | 2019.01.10 |
혼자라고 생각 될때 (0) | 2019.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