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내가 사랑하는 詩

추억에서/박재삼

산마을 풍경 2018. 11. 24. 12:50



추억에서






박재삼


진주(晋州) 장터 생어물전(生魚物廛)에는 

 

바닷밑이 깔리는 해다진 어스름을, 


 

 울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 

 

빛 발(發)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

 

은전(銀錢)만큼 손 안 닿는 한(恨)이던가 

 

울엄매야 울엄매,

 


별밭은 또 그리 멀리 

 

우리 오누이의 머리맞댄 골방안 되어

 

손시리게 떨던가 손시리게 떨던가,

 

 

진주(晋州) 남강(南江) 맑다 해도 

 

오명 가명 

 

신새벽이나 밤빛에 보는 것을,

 

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