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 돌은 둥글다
/ 천양희
조약돌 줍다 본다 물 속이 대낮 같다
물에도 힘이 있어 돌을 굴린 탓이다
구르는 것들은 모서리가 없어 모서리
없는 것들이 나는 무섭다 이리 저리
구르는 것들이 더 무섭다 돌도 한자리
못 앉아 구를 때 깊이 잠긴다 물먹은
속이 돌보다 단단해 돌을 던지며
돌을 맞으며 사는 게 삶이다 돌을
맞아본 사람들은 안다 물을 삼킨 듯
단단해진 돌들 돌은 언제나 뒤에서
날아온다 날아라 돌아, 내 너를
힘껏 던지고야 말겠다
- 천양희 시집 <너무 많은 입>
'♣ 산마을 詩情 산책 > 내가 사랑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에서/박재삼 (0) | 2018.11.24 |
---|---|
가을 저녁의 시/김춘수 (0) | 2018.10.02 |
세상을 만드신 당신께/박경리 (0) | 2018.08.17 |
가을 그리고 은빛의 잎/김지향 (0) | 2018.07.01 |
슬픔이 기쁨에게/정호승 (0) | 2018.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