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12월

산마을 풍경 2018. 1. 12. 14:31

12월

 

 

 

 

 

 

추적추적 겨울비가 낙엽을 적시는 날 밤

유리창에 가만 귀대고 있으면

멀리 젖은 아스팔트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 낙숫물소리 나지막이 들려오고

사람들의 귀가하는 발자국 소리

건너편 집 크리스마스 추리 아래서

지나간 시간들을 쓸며 문 닫는 소리 들릴듯하다.

창밖에 아직 매달려 있는 나뭇잎들

할 말들은 가득해도 차마 다 토해내지 못하고

차곡차곡 가슴 한 켠에 묻어 두고서

젖은 아쉬움의 밧줄을 내리운 채

온몸으로 비를 맞고 있다.

비 그친 뒤에 밀려올 추위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젖은 낙엽들 밑에서 들려오는

어린 풀잎들의 연두 빛 노래를 경청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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