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여름 코스모스

산마을 풍경 2017. 6. 24. 12:06

여름 코스모스

 

 

 

끈적한 장마철 여름 저녁

한줄기 바람 아쉬워 집 앞

공원에 나가 봤더니

가을인가 착각이 인다.

 

소리 소문 없이 여름 무더위 속에

피어난 코스모스 한아름

덥고 선선한 날씨가

적당히 반복되니 코스모스가

가을인 줄 아는 모양이야

 

이 무더위의 중턱에서 속내를

다 들어내고 서있는

코스모스가 왠지 가엾다

 

인간이 버리고 할퀸 자국들

그 자국들을 따라 코스모스는

너무도 잘 순응하고 있었다

 

여름 저녁

한아름 피어난 코스모스를

어루더듬으며 일찍 찾아온 가을 정취에

흠씬 취해 보고 싶었지만 다 허사였다

 

오늘밤엔 왠지

가슴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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