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코스모스
끈적한 장마철 여름 저녁
한줄기 바람 아쉬워 집 앞
공원에 나가 봤더니
가을인가 착각이 인다.
소리 소문 없이 여름 무더위 속에
피어난 코스모스 한아름
덥고 선선한 날씨가
적당히 반복되니 코스모스가
가을인 줄 아는 모양이야
이 무더위의 중턱에서 속내를
다 들어내고 서있는
코스모스가 왠지 가엾다
인간이 버리고 할퀸 자국들
그 자국들을 따라 코스모스는
너무도 잘 순응하고 있었다
여름 저녁
한아름 피어난 코스모스를
어루더듬으며 일찍 찾아온 가을 정취에
흠씬 취해 보고 싶었지만 다 허사였다
오늘밤엔 왠지
가슴이 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