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호수

산마을 풍경 2017. 2. 2. 13:35

호수

 

 

 

 

가을은 벌써 낙엽을 에워싸

마른 나뭇가지에 몸을 숨기고

오후의 여린 햇살은

작은 호수를 가득 메웁니다

호수 저편 흐드러진 갈대 숲 뒤엔

덩치 큰 겨울이 줄서 기다리는데

살얼음을 헤치는 청둥오리 한 마리

밀려오는 투명한 물살은

하얀 추억을 불러 세웁니다

청둥오리 한 마리

기다림에 노래를 부릅니다

기다림은 또 다른 만남을 잉태하고

그리움을 낳습니다

호수 더 가까이 다가서려 해도

한 걸음 물러 서려해도

나는 또 호수 속 그리움에

고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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