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한국대표시인이 추천한 애송시100편

껍데기는 가라

산마을 풍경 2017. 1. 15. 21:50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 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