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내가 사랑하는 詩

우리가 눈발이라면/안도현

산마을 풍경 2017. 1. 4. 17:38

우리가 눈발이라면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 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위에 돋는

세살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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