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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차를 마시며

산마을 풍경 2021. 11. 26. 09:18

국화차를 마시며

 

 

 

다시 가을이 절정이다.

가을이 통째 내게로 왔다.

 

함초롬히 사뜻하게 피어나는

오상고절의 순결한 향내가

이윽하게 집안 가득 번지면

거칫했던 마음이

경계를 허물고

이내 그윽해 진다.

잠시 아득하기도 하다가

숲처럼 마냥 너그러워진다.

 

그리움에 떠밀려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길 떠난 사람을 기다리며

설한의 겨울을

염려하는 사람에게

 

늦가을

맑은 국화 향기를

흠뻑 뿌려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