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바위

산마을 풍경 2020. 11. 2. 18:05

바 위

 

 

 

 

 

더러는 바위처럼 살아볼 일이다.

스스로의 몸무게로 세상 떠 받치며

온 몸으로 살아 볼 일이다.

무심하게 살 일이다.

목련이 지고 벚꽃이 핀다거나

가을이 가고 눈발이 정처 없이 떠돌더라도

지긋한 눈으로

사람 좋은 웃음을 물고

우리 동네를 바라보며 그렇게 서있을 일이다.

세상이 넘치도록 내리던

지난해 여름비나

바람위로 날려 오는

가을의 기름진 냄새들이

심장으로 박혀올지라도

내 몸의 몸무게를 스스로 떠받치며

내일도 온 몸으로 살아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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