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공의 눈
유홍준
여섯 살이었다
꽃이 좋아 꽃이 예뻐 장독대 옆 맨드라미 꽃밭에 가서 놀았다
볏 붉은 맨드라미 잡고 흔들어댔다
눈이 부셔
눈이 아파
자꾸만 눈을 비비고 눈을 비볐다
밤 꼴깍 지새우고 병원에 갔다
돋보기 쓴 의사양반 눈 크게 뜨고
내 눈 속에서 티끌만 한 맨드라미 씨를 찾아냈다
부빈 맨드라미 씨
밤새 부빈 맨드라미 씨
벌써 하얗게 뿌리 내리고 있다고 했다
낸 눈 속에 빨간 꽃을 피우고 있다고 했다
어떤 꽃은 한번 피면 평생 지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