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법정스님(1932~2010)의 열반 10주기를 앞두고 생전 많은 이들에게 깊고 넓은 울림을 준 스님의 글을 묶은 책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법정스님의 글은 유언에 따라 기존 출판물은 절판됐다. 스님은 열반 직후인 2010년 3월 당시 스님이 이끌던 봉사단체 ‘(사)맑고향기롭게’가 공개한 유언장에서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이상 출간하지 말아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스님의 맑고 향기로운 글들이 새롭게 출판되지 않으면서 독자들, 출판계는 아쉬워하기도 했다.
최근 법정스님의 유명 수필을 엮은 <스스로 행복하라>(샘터)가 발간됐다.
‘법정스님 열반 10주기 특별판’이자 스님이 생전 30여년 동안 글을 실으며 깊은 인연을 맺은 ‘샘터’ 창립 50주년 겸 지령 600호 기념판이다. 최근 각계각층의 지원으로 재정위기를 넘긴 샘터사와 스님의 유지를 이어가며 저작권 관리를 맡은 ‘맑고향기롭게’가 협약서(MOU)를 맺어 책 출간이 이뤄졌다.
수필집 <스스로 행복하라>에는 ‘무소유’ ‘오두막 편지’ ‘텅 빈 충만’ ‘산에는 꽃이 피네’ 등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삶의 지혜와 통찰을 담은 20여 편의 글이 수록됐다. 행복한 삶을 위한 스님의 가르침을 품은 제1장 ‘행복’을 시작으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강조한 ‘자연’, <어린왕자> <모모> 등 스님이 발견한 지혜를 담은 책을 소개하는 ‘책’, 나눔과 배려의 가치와 의미를 강조하는 ‘나눔’ 등 모두 4장으로 구성됐다.
송광사 불일암을 거쳐 강원도 산골 화전민이 살던 오두막에서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법정스님은 글 속에서 불요(不要)한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비움으로써 오히려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기를 당부한다. “온갖 고통은 결국 집착에서 온다”며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만큼 홀가분해져 있느냐에 따라 행복의 문이 열린다”는 것이다. 또 “누가 내 삶을 만들어 줄 것인가. 오로지 내가 내 인생을 한 층 한 층 쌓아 갈 뿐”이라며 스스로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길 당부한다.
‘맑고향기롭게’와 샘터는 지난 달 MOU를 통해 이번 수필집 출간과 함께 ‘무소유 어린이 글짓기 대회’ ‘맑고 향기로운 음악회’ ‘사진 공모전’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협력·개최키로 했다. ‘맑고향기롭게’는 또 이번 수필집 인세수익을 월간 샘터의 지속적 발간을 위해 전액기부하고, 법정스님 입적 10주기 추모법회일(2월19일)에 참배객들에게 선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불교신문사는 법정스님이 1963~77년 불교신문에 게재한 글 68편을 모은 추모집 <낡은 옷을 벗어라>를 출간했다.
미출간 원고들로 구성된 책은 시 12편을 비롯해 불경에 근거한 비유를 통해 불교 가르침을 전하는 설화 형태의 글, 칼럼과 논문 등이다. 법정스님이 주필·논설위원 등을 지냈던 불교신문 측은 “법정스님의 가르침을 조명하고자 신문 영인본을 조사하던 중 찾아냈다”며 “유지에 따라 추모집 출간을 하지 않으려 했으나 스님의 가르침을 연구하는 차원에서 ‘(사)맑고향기롭게’와의 협의 아래 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책은 스님의 사상적 흐름을 살필 자료”라며 “책 판매 수익금은 불교포교, ‘맑고향기롭게’의 장학기금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休 心 停<휴심정> > 사회이슈.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동천시시대, 전태일과 김용균 (0) | 2020.01.17 |
---|---|
부왜(친일 부역)’ 이어 ‘반개혁’…그들과의 백년전쟁 (0) | 2020.01.06 |
노조조직률 2000년 이후 최고.. 처음으로 '제1노총' 된 민주노총 (0) | 2019.12.25 |
한국당, 이런 인물들로 선거치를 수 있나 (0) | 2019.10.31 |
文대통령, 3일간 상주 역할..'반부패' 일정 순연, 외교 일정은 그대로 (0) | 2019.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