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내가 사랑하는 詩

화석이 되고 싶어/신석정

산마을 풍경 2019. 6. 5. 12:34

 

화석이 되고 싶어

신석정

하늘이 저렇게 옥같이 푸른 날엔
멀리 흰 비둘기 그림자 찾고 싶다

느린 구름 무엇을 노려보듯 가지 않고
먼 강물은 소리 없이 혼자 가네

뽑아 올린 듯 밋밋한 산봉우리 곡선이 또렷하고
명항한 날이라 낮달이 더욱 희고나

석양에 빛나는 까마귀 날개같이 검은 바위에
이런 날엔 먼 강을 바라보고 앉은 대로 화석이 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