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암(看月庵)에서
파도소리도 지쳐 잠이든
작은 섬나라의 신새벽.
간월암 이마에
초승달빛이 낭창거리더니
마당 가득 하얗게 연화(蓮花)를
피워 올렸다.
먼 바다로 나간
어미 물고기를 기다리는
어린 새끼들의 하품소리.
시리도록 말간 머릿속
멀고 먼 서해 바닷길을
물고기와 동행한다.
사람들은 알까? 2
사람들은 알까?
누구나 제 가슴 속에
깨알 같은 그리움 한 다발씩
품고 산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까?
누구나 자신의 키만 한
욕심 하나씩
품고 산다는 것을
강 건너 마을에도 봄에는
탐스런 목련이 피듯
홀로여서 외로운 작은 섬 마을에도
분홍 해당화가 무더기로 핀다.
사람들은 모른다.
다른 사람들의 가슴 속에도
파도처럼 일렁이는 고독이
살고 있다는 것을.
<<화백문학,2018,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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