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최근 발표 작품

간월암에서/화백문학,2018,가을호

산마을 풍경 2018. 9. 21. 23:26

 

간월암(看月庵)에서

 

 

 

 

파도소리도 지쳐 잠이든

작은 섬나라의 신새벽.

간월암 이마에

초승달빛이 낭창거리더니

마당 가득 하얗게 연화(蓮花)를

피워 올렸다.

 

먼 바다로 나간

어미 물고기를 기다리는

어린 새끼들의 하품소리.

 

시리도록 말간 머릿속

멀고 먼 서해 바닷길을

물고기와 동행한다.

 

 

 

사람들은 알까? 2

 

 

 

사람들은 알까?

누구나 제 가슴 속에

깨알 같은 그리움 한 다발씩

품고 산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까?

누구나 자신의 키만 한

욕심 하나씩

품고 산다는 것을

강 건너 마을에도 봄에는

탐스런 목련이 피듯

홀로여서 외로운 작은 섬 마을에도

분홍 해당화가 무더기로 핀다.

사람들은 모른다.

다른 사람들의 가슴 속에도

파도처럼 일렁이는 고독이

살고 있다는 것을.

 

<<화백문학,2018,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