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休 心 停<휴심정>/감동글·좋은글

당신은 백조다

산마을 풍경 2017. 9. 30. 00:19

미운 오리 새끼가 있었습니다.
모두가 그를 오리라고 불렀습니다. 자신도 철석같이 나는 오리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오리처럼 걷고, 오리처럼 헤엄치고, 오리처럼 소리를 냈죠. 그렇게 세월이 흘렀죠. 그런데 자라면서 미운 오리 새끼에겐 물음이 하나 생겼습니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진정 무엇일까.
물음은 갈수록 깊어졌습니다.
그러다 하늘을 날아가는 한 무리 백조 떼를 보게 됐습니다. 미운 오리 새끼는 깜짝 놀랐습니다.

"저들은 대체 누구일까? 어떻게 하늘을 나는 거지?"

그러면서 자신의 겨드랑이에 붙어있는 날개를 봤습니다.

"왜 저들은 날고, 나는 못 나는 거지?"

그러면서 자신의 겨드랑이에 붙어있는 날개를 봤습니다.

"왜 저들은 날고, 나는 못 나는 거지?"

물음은 더욱 강하게 올라왔습니다. 오리는 그걸 깊이, 아주 깊이 물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게 됐죠.

"아하! 나는 본래 오리가 아니구나. 나는 백조구나."

그 순간, 그는 날개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힘껏 퍼덕였죠. 미운 오리 새끼는 저 창공을 날기 시작했습니다. ? 중략 ?

보세요. 우리의 옆구리에 붙은 날개는 죽은 날개가 아닙니다. 퍼드덕, 퍼드덕, 어디로든 날 수 있는 날개입니다. 고정된 생각만 놓으면 누구나 날 수 있습니다.
당신이 바로 백조니까요.

ㅡ 백성호, 현문우답(2011), 290~2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