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까이서 본 우담바라 모습.
전북 완주군 대둔산 정상 가까이 위치한 신선암에서 전설의 꽃 ‘우담바라’로 추정되는 꽃이 피어 화제다. 산악인 이상윤씨(58) 등 4명의 등산동호회원들은 22일 대둔산 등정길에 들린 신선암에서 우담바라를 볼 수 있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우담바라는 신선암에서 수행중인 스님들이 기도를 위해 들어가는 동굴안 천정쪽 바위에서 피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우담바라처럼 긴 줄기는 보이지 않았지만 하얀 결정체가 꽃처럼 피어난 모습이 확연했다.
동호회원 이석찬씨(50)는 “기도동굴입구에 놓여진 시주함에 시주돈을 넣었더니 관리인으로 보이는 분이 귓속말로 우담바라가 피었으니 들어가 보라고 귀뜸해 줬다”면서 “암자측에서 신비의 꽃 우담바라가 훼손되는 것을 우려해 외부인들에게 공개하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대둔산 신선암 기도동굴안 바위에 우담바라로 추정되는 하얀 꽃이 천정 우측에 피어 있다./독자 이상윤씨 제공
동행한 조경일씨(45)는 “공기가 티없이 맑고 선선한 동굴에 들어서니 천정쪽 바위 한 켠에 하얗게 붙어 핀 우담바라가 보였다”면서 “바위에 핀 하얀 꽃은 신비 그 자체여서 엄숙함마저 느껴졌다”고 전했다.
최경숙씨(49)도 “너무 신기해 한번 만져보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았지만 만지면 녹아버린다는 말에 만질 수 없었다”면서 “상서로운 우담바라를 봤으니 집안은 물론 나라에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고 기뻐했다.
우담바라는 불경에서 여래(如來)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타날 때만 핀다는 상상의 꽃이다. 3000년 만에 한 번 꽃이 피는 신령스러움과 희귀성을 갖고 있다. 학계에서는 우담바라를 ‘풀 잠자리 알’이라고 보는 학자 견해도 있다. 한국불교대사전에서도 ‘풀에 청령(잠자리)의 난자(알)가 붙은 것이 우담바라’라고 정의하고 있으나 사람의 눈에 띄는 것은 상서로운 일이 생길 징조라고 적고 있다.
올해의 경우 지난달 충북 제천의 한 어린이집 화단 장미꽃잎에서 우담바라가 피었고, 3월에는 부산 성봉사 약사여래불상에 우담바라가 피어 관심을 모았다.
윤봉림씨(44)는 “동굴에 핀 꽃이 우담바라인지 아닌지 여부를 떠나 산행중 신비한 꽃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흥분되는 일”이라면서 “올해는 국민들에게 행복한 일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