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내가 사랑하는 詩

숲으로 된 성벽 /기형도

산마을 풍경 2017. 4. 13. 16:24

숲으로 된 성벽

기형도

저녁 노을이 지면

神들의 商店엔 하나둘 불이 켜지고

농부들은 작은 당나귀들과 함께

城 안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성벽은 울창한 숲으로 된 것이어서

누구나 寺院을 통과하는 구름 혹은

조용한 공기들이 되지 않으면

한걸음도 들어갈 수 없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그 城

어느 골동품 商人이 그 숲을 찾아와

몇 개 큰 나무들을 잘라내고 들어갔다

그곳에는........아무것도 없었다, 그가 본 것은

쓰러진 나무들뿐, 잠시 후

그는 그 공터를 떠났다

농부들은 아직도 그 평화로운 城에 살고 있다

물론 그 작은 당나귀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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