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나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 와송은 광합성 작용이 왕성한 봄부터 가을까지는 잎사귀가 제법 통통하다. 한 잎 뜯어 그 즙을 맛보면 약간의 사과산과 염기 때문에 특유의 풋내가 많이 나지 않아 제법 먹을 만하다. 그래서 산길을 가다가 와송을 만나면 한손에 가득 쥐고 걸으면서 목마름을 해결하기도 한다.
와송은 햇빛이 잘 드는 산길의 바위 위나 오래된 기와집, 돌담 등지에서 자란다. 생김새가 소나무를 닮았다 하여 기와 와(瓦), 소나무 송(松)이란 이름이 붙었다, 일명 기와솔·기와초·바위솔이라고도 불린다. 가을철이 되면 흰색의 작은 꽃이 줄기 끝에 피는데 그 앙증맞음에 모두가 감탄한다. 자연의 질긴 생명력을 어찌 설명하겠는가.
와송에는 알칼로이드 성분이 제법 들어있어 약리작용이 꽤 세다. 맛은 시고 쓰며 성질은 서늘하다. 약리작용의 중요 성분인 알칼로이드가 열매·잎·뿌리·꽃·껍질 등 전초의 세포액 속에 고루 들어있다. 그러다가 꽃이 지고 열매를 맺은 후 세포가 죽어 마른 뒤에는 세포막에 흡수되기 때문에 여름과 가을철에 전초를 채취해 그늘에서 천천히 말린다.
간경과 폐경에 작용하며, 열을 내리고 출혈을 멈추며 몸의 습을 밖으로 내보내어 부종을 가라앉힌다. 또한 신장이나 방광 질환, 코피, 혈뇨 등에도 널리 쓰인다. 특히 간염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적잖은 사람들이 생즙으로도 많이 먹고 있다.
건조한 와송은 하루 20~30g을 물로 달여 마시거나 환으로 만들어 약간의 소금물과 먹어도 좋다.
화상이나 습진에 외용약으로 쓸 때에는 그냥 짓찧어 붙이고 달인 물로 씻기를 함께 진행하면 좋다. 또 까맣게 볶아 가루로 내어 오이풀 잎과 줄기·뿌리(지유)를 찧은 액에 개어 바르면 훨씬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기와집이나 돌담에 핀 와송을 채취할 때에는 시멘트가 아닌, 흙으로 만든 세월이 오래된 기와여야 함을 꼭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