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해진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세제라 할 수 없다. 화학 성분의 습격으로 어떤 세제를 써야 할지 고민이 많은 요즘, 천연 재료로 만드는 살림살이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만들어 쓰는 수고로움으로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착한 살림 노하우에 대해서.

언제부턴가 제품의 뒷면을 자세히 보는 습관이 생겼다. 빽빽하게 적힌 성분 목록에 몸에 해로운 성분이 들어 있을까 싶은 염려 때문이다. 집 안을 깨끗하게, 공기를 청정하게 만들어준다는 제품에서 되레 건강을 해치는 성분이 검출되는 만큼 ‘착한 세제’에 대한 관심도 높다. 부엌, 욕실 등 집 안 곳곳에서 쓰는 세제를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 살림에 관심 좀 있다면 들어봤을 베이킹소다와 구연산, 이 두 가지만 있어도 어지간한 세제는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의 장점은 자연에서 얻은 천연 재료로 몸에 해롭지 않고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되며, 값이 저렴하고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는 점이다. 두 물질은 ‘중화’라는 원리에 따라 따로 혹은 함께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알칼리성인 베이킹소다는 기름때를 벗기거나 상한 냄새 제거에 쓰이며, 식초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구연산은 산성 물질로 물때를 없애거나 살균 효과를 낼 때 유용하다.
✪ 천연 세제 만들기
오염 장소와 종류에 따라 천연 세제도 달라야 한다. 물에 녹이거나 진득하게 개어서 쓰는 다양한 천연 세제 레시피들.
베이킹소다수
따뜻한 물과 베이킹소다를 10:1의 비율로 섞고 잘 녹인다. 스프레이 용기에 담아 오염된 곳에 뿌린 후 수세미나 걸레, 솔, 스펀지 등의 도구로 닦는다. 넓은 범위를 청소할 때 유용하다.
베이킹소다 페이스트
베이킹소다와 물을 3:1의 비율로 섞는다. 한번에 섞기보다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농도를 확인하고, 진득하게 변하면 오염된 곳에 바르거나 문지른 후 씻어낸다. 시간이 지나면 굳으므로 필요할 때마다 소량씩 만들어 쓴다.
구연산수
산성 물질인 구연산은 농도에 따라 용도가 달라진다. 일반적인 청소에는 5% 구연산수(따뜻한 물 1L에 구연산 50g)를, 인형이나 장난감, 쿠션 등을 소독할 때는 2% 구연산수(따뜻한 물 1L에 구연산 20g)가 적당하다. 농도가 진할수록 찌든 때 제거에 효과적이므로 오염 정도에 따라 조절한다. 농도가 진하면 산성도 강해 페인트가 벗겨지거나 끈적할 수 있다. 청소할 곳에 소량 뿌려 테스트하면 좋다.
★구연산 대신 식초를 쓰고 싶다면 물과 식초를 3:1의 비율로 만든다. 과일 식초보다는 색이 없는 화이트 식초나 당이 없는 양조 식초가 좋다.

✪ 천연 세제, 어디에 쓸까?
싱크대 배수관
천연 세제베이킹소다, 구연산수
1개수대와 배수망에 베이킹소다를 골고루 뿌린 후 구연산수를 뿌린다.
25분 정도 지나 수세미와 솔로 구석구석 문지르며 닦는다.
3따뜻한 물로 다시 씻어낸다.
★오염이 심할수록 구연산수 농도는 10~20%로 진하게 만들어 쓴다. 청소가 끝나고 배수구에 베이킹소다와 구연수를 다시 뿌리고 1시간 정도 지나 뜨거운 물을 흘려보내면 소독과 동시에 시원하게 뚫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뜨거운 물의 양이 많거나 자주 뿌리면 플라스틱 배수구에 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 주 1~2회가 적당하다.
전자레인지
천연 세제베이킹소다, 구연산, 구연산수
1천에 물에 적셔 베이킹소다 가루를 뿌리고 내부를 닦는다.
2구연산수를 다시 뿌린 후 깨끗한 천으로 닦는다.
★천연 세제로 레몬을 써도 좋다. 내열 용기에 물과 레몬 껍질, 베이킹소다 1큰술을 넣고 5~10분간 가열하면 물이 끓으면서 수증기가 생긴다. 전자레인지 내부의 더러움을 불리도록 10분간 그대로 두었다가 물에 적신 천이나 수세미로 내부를 닦으면 얼룩 제거는 물론 냄새까지 잡을 수 있다. 귤이나 오렌지 껍질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
전기주전자
천연 세제구연산수
1물을 반 정도 붓고 구연산 1큰술을 뿌린 후 끓인다.
2끓인 물은 버리고 2~3회 헹군다.
3찬물을 넣고 한 번 더 끓인다.
★구연산 대신 식초를 쓰면 냄새가 남지 않도록 잘 헹궈야 한다. 믹서 세척법도 비슷하다. 따뜻한 물에 구연산 1큰술을 넣고 작동시킨 후 물만 담고 한 번 더 작동시켜 헹군다. 부품이 분리되는 주서나 믹서는 물에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같은 비율로 풀고 5분간 담근 후 솔이나 수세미로 구석구석 닦고 흐르는 물에 헹군다.
장마철 바닥 청소
천연 세제구연산수
1먼지를 제거한다.
2구연산수(물과 구연산은 10:1 비율)를 뿌리고 물걸레로 닦아낸다.
도마, 수세미 등 주방 도구
천연 세제베이킹소다, 베이킹소다 페이스트, 구연산
1도마에 베이킹소다와 구연산를 뿌리고 따뜻한 물을 부은 후 고무장갑이나 수세미로 문지른다.
2냄새가 배는 등 오염 정도가 심하다면 베이킹소다 페이스트를 바르고 10분 정도 놔둔 후 물로 씻어낸다.
★나무 도마는 베이킹소다를 쓰면 변색될 수 있으므로 굵은소금을 추천한다. 수세미나 행주, 솔 등 요리나 청소에 자주 쓰는 용품은 따뜻한 물에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1큰술씩 뿌리고 5~10분간 담근 후 다시 헹구어 햇볕에 말린다.
욕실 바닥과 벽
천연 세제베이킹소다, 베이킹소다 페이스트, 구연산
1바닥은 물-베이킹소다-5~10% 구연산수 순서로 뿌리고, 찌든 때가 있다면 베이킹소다 페이스트를 덧바른다. 벽은 물을 뿌린 후 장갑(고무장갑에 물에 적신 때밀이 장갑을 씌우면 수세미 역할을 한다)에 베이킹소다를 묻혀서 문지르듯 칠하고 다시 구연산을 장갑에 묻혀 덧바른다.
25분 후 솔이나 고무장갑, 때밀이 장갑 등으로 문지르며 물로 헹군다.
3얼룩이 남지 않도록 뜨거운 물로 한 번 더 헹군다.
★물때가 끼기 쉬운 샤워기 호스는 분리해서 세척한다. 빈 용기에 따뜻한 물과 베이킹소다 2큰술, 구연산 1큰술을 넣는다. 용기는 흔들어서 섞기 편한, 손잡이 달린 플라스틱 우유병을 추천한다. 샤워기 호스를 푹 담그고 5~10분간 때를 불린 후 용기를 꽉 닫고 흔든다.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이 가스를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중간중간 뚜껑을 열어 가스를 뺀다.

✪ 천연 재료 활용 백서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의 찰떡궁합 외에도 천연 재료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세척이나 청소뿐 아니라 습기나 냄새를 제거하는 등 쓰임새는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여름철에 유용한 살림 비법을 모았다.
여름 벌레를 잡아라
날씨가 더우면 기승을 부리는 벌레는 계피로 잡는다. 용기에 계피와 에탄올을 2:8 비율로 담고 2주간 숙성시킨 후 액체만 스프레이 용기에 담아 음식물 쓰레기 등 냄새가 나는 곳에 뿌린다. 계피는 침구나 옷 등 진드기 퇴치에도 효과적이다. 계피 색이 물들 수 있으므로 통계피보다는 계피(시나몬) 에센셜 오일을 사용하는 게 좋다. 정제수 100ml, 에탄올 100ml, 계피 에센셜 오일 5ml를 섞으면 완성된다. 옷이나 침구에 뿌리면 물이 들거나 얼룩이 생길 수 있으므로 테스트 후 사용한다.
★해로운 성분이 든 살충제 대신 모기를 잡을 수 있는 천연 재료는 바로 말린 오렌지나 레몬 껍질이다. 살충 성분이 들어 있어 바싹 말려 태우면 천연 모기향이 된다.
퀴퀴한 냄새를 없애려면
음식물 쓰레기통이나 배수구 아래, 신발장 등 냄새가 나기 쉬운 곳엔 탈취 효과가 있는 천연 재료를 이용한다. 뚜껑이 없는 용기에 베이킹소다나 원두 찌꺼기를 담아두면 되는데, 특히 원두 찌꺼기는 햇볕이나 전자레인지로 바싹 말린 후 사용해야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탈취제로 사용한 베이킹소다는 버리지 말고 욕실 바닥 등 청소할 때 재활용한다.
집 안을 향기롭게
향초나 인공 방향제는 자칫 실내 공기를 더 오염시킬 수 있다. 천연 재료로 만드는 방향제는 믿을 수 있고 탈취 효과까지 낼 수 있다. 베이킹소다를 기본 재료로 향을 더하는 천연 에센셜 오일을 더하면 된다. 국물용 종이백이나 커피 필터에 베이킹소다를 담고 원하는 향의 에센셜 오일 두 방울을 떨어뜨린 후 끈으로 묶는다. 뚜껑에 구멍을 뚫거나 아예 뚜껑이 없는 용기에 담는 것도 방법이다.
★시트로넬라나 유칼립투스 등 모기가 싫어하는 향의 에센셜 오일을 떨어뜨리면 방충제 역할까지 한다.
매일 쓰는 칫솔은 깨끗하게
온 가족이 매일 사용하는 만큼 청결이 중요하다. 칫솔을 한 개씩 꽂을 수 있고 뜨거운 물에도 걱정 없는 실리콘 소재 아이스크림 틀과 베이킹소다만 있으면 늘 깨끗한 칫솔을 쓸 수 있다. 아이스크림 틀마다 베이킹소다 1작은술과 따뜻한 물을 넣는다. 칫솔을 20분간 담근 후 깨끗하게 헹구고 칫솔모를 위 방향으로 꽂아 바싹 말린다.
세탁도 천연으로
장마철이면 세탁 후 퀴퀴한 냄새가 남아 고민이다. 화학 성분이 든 섬유유연제는 피부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때 섬유유연제 대신 식초를 쓰면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2스푼이면 양도 많지 않아 옷이 마르면서 식초 냄새도 날아간다. 구연산으로도 천연 섬유유연제를 만들 수 있다. 용기에 물 1L와 구연산 10g을 넣고 잘 섞은 후 일반 섬유유연제와 같은 양을 쓰면 된다. 다만 실크나 아세테이트, 레이온 재질의 옷은 색이 변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땀으로 얼룩지기 쉬운 목 부위는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수, 주방 세제로 말끔히 세탁할 수 있다. 주방 세제와 물을 1:1 비율로 섞은 후 셔츠의 깃 부위를 따라 바르고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수를 차례로 뿌린다. 구연산수 대신 식초를 써도 좋다. 천연 재료로 애벌빨래한 후 세탁하면 흰옷의 목때도 걱정 없다.
장마철 습기를 보송하게
습기를 흡수하는 천연 재료만 있다면 장마철 습기 제거도 문제없다. 습기 흡수력이 뛰어난 베이킹소다 또는 밀가루에 탈취와 방충, 살균 작용까지 갖춘 유칼립투스 오일을 떨어뜨린 후 부직포 주머니나 국물용 종이백에 담는다.

✪ 천연 세제가 궁금하다
<반짝반짝 청소>의 저자이자 블로그 쎄씨주부의 소꿉놀이터(blog.naver.com/sessyjubu2)를 운영하고 있는 박현정 씨는 베이킹소다 등 천연 재료뿐 아니라 집에 있는 재료를 재활용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세제가 된다고 조언한다.
1베이킹소다와 구연산도 골라 쓴다
원산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다. 과일도 세척하려면 쓰려면 유럽산을 추천하고, 청소용으로만 쓴다면 저렴한 중국산이 경제적이다.
2천연 세제도 사용 기한이 있다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은 개봉 후 1년 안에 써야 한다. 실제 써보니 베이킹소다보다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낮은 구연산이 남기 쉽다. 살 때 욕심 내지 말고 적당한 양을 선택하자. 대부분 지퍼백으로 판매하는데 구매 후 그대로 두고 쓰기보다는 밀폐용기나 뚜껑이 있는 병에 옮겨 담아 사용하면 편하다. 베이킹소다수나 계피 스프레이 등 핸드메이드 천연 제품은 쓸만큼 소량을 그때그때 만드는 게 안전하다. 정제수나 끓였다가 식힌 물을 사용하면 열흘 정도 유지되지만, 덥고 습한 여름철엔 조금씩 자주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3집에 있는 재료를 재활용한다
남은 치약이나 샴푸로도 세제를 만들 수 있다. 치약 세제는 주로 욕실 곰팡이나 찌든 때 제거에 효과적인데, 따듯한 물 100ml, 베이킹소다 10g, 치약 30g을 섞어 잘 녹인 후 사용하면 된다. 와이셔츠나 교복, 상의 목덜미의 찌든 때를 제거할 때는 주방 세제나 샴푸로 만든 세제를 추천한다. 따듯한 물 100ml에 베이킹소다 10g과 주방 세제 또는 샴푸 30g을 섞으면 완성된다. 뾰족한 뚜껑이 달린 용기가 쓰기 편하다.
4마무리가 중요하다
베이킹소다를 제대로 헹구지 않으면 마른 후 하얀 가루가 남을 수 있다. 구연산이나 식초, 레몬 역시 산 성분이 남지 않도록 잘 헹구고 닦아내는 마무리 단계가 필요하다.
✎ 아기용품에도 걱정 없는 천연 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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