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박민정
먼저, 식물의 잎은 기공을 통해 공기 중 오염물질을 흡수합니다. 이 중 일부는 대사산물로 이용돼 제거되고, 일부는 뿌리로 이동해 미생물의 영양원으로 활용됩니다. 또 식물의 잎은 증산작용(식물체의 수분이 기공을 통해 밖으로 나오는 것)을 하는데, 이때 온습도가 조절되고 음이온ㆍ향ㆍ산소 등이 함께 방출됩니다.
그중에서도 음이온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세먼지 등 공기 중 오염물질은 대부분 양이온인데, 식물에서 방출된 음이온을 만나면 중화돼 없어지거나 땅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뿌리를 감싼 토양도 공기 중 오염물질을 흡수합니다. 증산작용에 의해 화분 내 토양에 부압(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이 발생하면 오염물질이 토양에 흡착되고, 이후 뿌리부분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러면 뿌리부분에 사는 미생물들이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분해산물은 미생물 자체나 식물체의 영양원으로 사용됩니다.
이 같은 실내식물의 공기정화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뿌리부분에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토양을 지피식물로 덮는 것인데, 셀라지넬라(부처손)를 이용하면 같은 화분이라도 40%가량 공기정화 효과가 증가한다고 합니다.
실내식물은 육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인간의 뇌파는 크게 델타ㆍ세타ㆍ알파ㆍ베타ㆍ감마로 나뉘는데, 식물과 함께 있으면 대개 마음이 편할 때 발생하는 알파파가 높게 나타납니다. 즉, 식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죠. 또 일부 허브식물의 향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농도를 낮추고, 심장박동을 늦춰 스트레스를 완화해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실내에서 기를 수 있는 모든 식물이 공기정화에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지요. 우선 공기정화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식물이 어느 정도 기능을 합니다. 또 시간이 갈수록 제거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합니다.
하지만 종류에 따라 특정 성분에 대해 더 우수한 제거능력을 보이기도 합니다. 보스턴고사리ㆍ포트멈(분화국화)ㆍ거베라ㆍ인도고무나무 등은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죠. 관음죽ㆍ스파티필룸ㆍ파키라는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를, 벤자민고무나무는 질소화합물을, 스파티필룸은 아세톤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공기 중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오염물질이 존재하는 만큼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기르는 것이 효과적이고, 실내면적의 최소 5∼10%는 식물을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럼 올겨울엔 집 안 구석구석 실내식물을 들여보는 건 어떨까요.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하고 편안한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