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 풍경 2020. 12. 24. 15:20

물굽이 계곡에 가면

 

 

 

 

아직 처녀인

물구비 계곡에 가면

알을 깨며 나오는

앳된 멧새들의 숨소리.

청옥빛으로 구르

청아한 물소리는

탁주빛(濁酒) 귀를 적시고

촌티나는 피라미떼들은

연신 발가락을 간지럼 태운다.

창연한 푸른 숲은

시간의 물때가 낀

선녀탕의 품안에 들고

삐끔 구멍난 하늘엔

성긴 흰구름의 파편들이

분주히 가을 편으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