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休 心 停<휴심정>/사회이슈.시사

사실로 확인된 검사 술접대,

산마을 풍경 2020. 12. 9. 10:54

서울남부지검이 8일 라임자산운용 실소유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서울 강남구 룸살롱에서 500만원대 향응을 접대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나모 검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술자리 도중 자리를 뜬 다른 검사 2명은 향응 수수액이 100만원 미만이라 기소하지 않고 징계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검사 술접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은데 아직도 업자들로부터 고가의 술접대를 받는 검사가 있다니 놀랍다. 잠재적 피의자가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를 끼고 현직 검사를 음성적으로 접촉하는 그릇된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돼야 마땅하다.

나 검사 등이 김 전 회장으로부터 술을 접대받은 건 라임자산운용을 둘러싼 의혹이 막 불거지던 2019년 7월이다. 김 전 회장이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를 선임한 것도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했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나 검사 등은 당시 증권·금융 범죄 중점 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 소속이었다. 자신이 수사할 가능성이 있는 범죄의 핵심 인물로부터 접대를 받은 것이다. 그로부터 7개월 뒤인 올해 2월 나 검사는 서울남부지검 라임사건 수사팀에 합류했다. 검찰은 나 검사가 라임 수사팀에 합류하기 전 일이어서 술자리와 직무의 관련성,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뇌물죄를 적용하지 않았지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치고는 죄질이 무겁다. 검찰은 기소된 나 검사는 물론 징계 대상인 나머지 검사들도 엄하게 다스려 다시는 이런 비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서울남부지검은 검사 술접대와 함께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김 전 회장이 주장한 검찰의 검사 비위 은폐 의혹, 정·관계 로비 관련 회유·협박 의혹, 짜맞추기 수사 의혹,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회유·협박 의혹 등은 확인되지 않았거나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김 전 회장의 주장에 의거해 “윤석열 검찰총장 본인 또한 관련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며 윤 총장의 라임 수사 지휘를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그런데 김 전 회장의 폭로에서 확인된 것은 검사 술접대뿐이다.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을 라임 수사 책임자로 임명한 사람이 추 장관인 만큼 봐주기 수사라고 보기도 어렵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꼭 필요할 때 발동하는 게 옳다. 추 장관은 수사지휘권 남발로 그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킨 건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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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2082032015&code=990101#csidx7821c781222195094600ca43f1c603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