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 풍경 2020. 11. 27. 08:54

산에 가거든

 

 

 

 

산에 가거든

신록 우북한

여름 산에 가거든

어머니의 젖가슴인 양

푹 취해 보아라.

매일 매일 욕망이라는

열차에 오르는

남실거리는 너의 호사스런 영혼이

얼마나 산망하고 거칫한 것이었는지 

확인해 보아라.

 

산에 가거든,

다 벗은,

눈내린 겨울 산의

산정(山頂)에 서거든

꼿꼿하고 초연한 나목(裸木) 앞에 서서

네가 걸치고 온 속옷까지

훌훌 벗어 보아라.

네 심장이 얼마나 맑아지고,

몸뚱이가 가벼워지는 가를

시험해 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