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내가 사랑하는 詩
빌라에 산다/안현미
산마을 풍경
2020. 7. 12. 17:25
빌라에 산다 / 안현미
극락은 공간이 아니라 순간 속에 있다 죽고 싶었던 적도 살고 싶
었던 적도 적지 않았다 꿈을 묘로 몽을 고양이로 번역하면서 산다
침묵하며 산다 숨죽이며 산다 쉼표처럼 감자꽃 옆에서 산다 시 옆
에서 산다 착각하면서 산다 올챙이인지 개구리인지 헷갈리며 산다
술은 물이고 시는 불이라고 주장하면서 산다 물불 안 가리고 자신
있게 살진 못했으나 자신 있게 죽을 자신은 있다고 주장하며 산다
법 없이 산다 겁 없이 산다 숨만 쉬어도 최저 100은 있어야 된다는
데 주제넘게 정규직을 때려치우는 모험을 하며 산다 시대착오를 즐
기며 산다 번뇌하며 산다 죽기 위해 산다 그냥 산다 빌라에 산다 그
런데,
어머니는 왜서 자꾸 어디 니이껴 하고 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