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 풍경 2020. 7. 12. 17:25

빌라에 산다 / 안현미

 

 

극락은 공간이 아니라 순간 속에 있다 죽고 싶었던 적도 살고 싶

었던 적도 적지 않았다 꿈을 묘로 몽을 고양이로 번역하면서 산다

침묵하며 산다 숨죽이며 산다 쉼표처럼 감자꽃 옆에서 산다 시 옆

에서 산다 착각하면서 산다 올챙이인지 개구리인지 헷갈리며 산다

술은 물이고 시는 불이라고 주장하면서 산다 물불 안 가리고 자신

있게 살진 못했으나 자신 있게 죽을 자신은 있다고 주장하며 산다

법 없이 산다 겁 없이 산다 숨만 쉬어도 최저 100은 있어야 된다는

데 주제넘게 정규직을 때려치우는 모험을 하며 산다 시대착오를 즐

기며 산다 번뇌하며 산다 죽기 위해 산다 그냥 산다 빌라에 산다 그

런데,

 

어머니는 왜서 자꾸 어디 니이껴 하고 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