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산마을 풍경 2020. 2. 1. 17:28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새벽 봄비소리나

강변에 지천으로 널린

돌멩이 같이 작고 하찮은 것과도

동무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산에 가면

나무 냄새, 풀 냄새도 맡을 줄 아는 사람,

혹은 산길모퉁이에서 만나는

무명(無名)의 풀꽃에게도

안부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무더운 여름 날 하루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다 골목길 어귀에서 만나는

한 움큼 더운 바람에도 얼굴 문대며

감사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갈 때

새벽 열차표를 사던 그 맑은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