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최근 발표 작품

겨울 바다외1편/제천문학.2019.봄호

산마을 풍경 2019. 8. 12. 15:28


겨울 바다

 

 

 

김홍래

아득한 수평선

지긋이 눈을 감는다

 

 

출렁이는 물결 속에

아득한 너에 미소가 너울이고

오래도록 내 안에서 숨쉬어온

목소리

 

 

어디론가

멀리

흔들리는 파도를 타고

바람인양 떠돌고도 싶다

 

 

사랑하는 사람아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서지 못함을

아파 않으리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가만히, 가만히

그냥 거기 있으면 돼

 

 

그래,

오늘도 넓기만 한 겨울 바다에서

용서를 배워간다.



바닷가 망해사




홍탁/김홍래

저 바다 끝은 어디인가?

얼마나 걸어 가면

닿을 수 있을까?

이 좁은 암자의 법당에서

얼마나 엎드려 절하면

닿을 수 있을까?

이 천근의 바랑을

벗어 놓을 수 있을까?

마당 아래서 철석이는 파도소리와

배 떠난 빈 포구를 쓸어오는

갯바람에

푸른 나뭇잎과

반백의 머리칼이 흔들리고

제몸을 다 사른 노을은

다시 어둔 바다에 재를 묻는다.


 <<제천문학.2019.봄호>>